​​달러통용화 (Dollarization)

달러통용화란, 미국의 달러가 한 국가에서 해당 국가의 화폐와 통용되어 사용되거나, 해당 국가의 화폐를 대체하여 사용되는 것을 지칭합니다. 달러통용화는 주로 해당 국가의 화폐가 정치, 경제적 불안정 및 높은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교환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는 경우 시행됩니다.

핵심요약
  • 달러통용화는 한 국가가 미국 달러를 자국의 화폐 대신, 또는 자국통화와 함께 교환의 수단이나 법정통화로 인정하여 사용하는 것임
  • 달러통용화는 보통 해당 국가의 화폐가 그 가치의 심한 변동성으로 인해 교환 수단으로서의 가치를 잃는 경우 발생함
  • 달러통용화에는 해당 국가의 금융시장 및 경제 전반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칫 해당 국가가 자율적으로 통화정책을 집행하게 될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단점 또한 존재함

달러통용화는 왜 시행되나요?

달러통용화는 주로 중앙은행의 힘이 약하고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정치적, 경제적 환경에 처한 개발도상국에서 시행됩니다. 달러통용화는 해당 국가의 화폐가치가 폭락해 구매력을 상실한 시장 참여자들이 새로운 가치의 저장과 교환의 수단으로 달러를 자발적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시행될 수도, 또는 해당 국가의 금융시장과 경제 전반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부의 정책에 의해 시행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과는 관계없이, 달러통용화가 시행되면 해당 국가에서 발생하는 화폐를 수반하는 대부분의 거래에 달러가 사용될 수 있게 됩니다. 종종 해당 국가의 정부에 의해 달러는 법정통화의 지위를 갖기도 합니다.

달러통용화의 장점과 단점에는 무엇이 있나요?

달러통용화의 가장 큰 장점은 교환의 수단으로 달러를 사용함으로써 해당 국가의 통화 대비 미국 달러가 가진 안정적인 화폐가치를 통해 자국시장 내 통화가치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령 해당 국가의 통화가치가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급격히 하락하여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는 경우, 해당 국가는 달러통용화를 도입해 화폐가치를 안정시킴으로써 구매력 하락을 막고 경제 전반을 안정시킬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러통용화를 시행하게 되면 해당 국가는 화폐공급의 조절을 통한 자주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하기 힘들게 되어 경제 전반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일정 부분 상실할 수 있습니다. 달러를 공용 화폐로 채택하게 되면 해당 국가는 자국이 아닌 미국의 경제 상황에 초점이 맞추어진 통화정책의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에, 해당 국가의 실물경제와 미국의 실물경제간 괴리가 클수록 해당 국가에 불이익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 국가의 정부 또는 중앙은행의 권위가 약해 효과적인 통화정책을 자체적으로 시행할 수 없는 경우, 시장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미국의 통화정책을 차용하는 것 또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짐바브웨의 달러통용화 실험

짐바브웨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타개하고 경제 전반을 안정화하기 위해 정부 주도 하의 달러통용화를 시행하였습니다. 2008년 7월 당시 짐바브웨의 고유 화폐인 짐바브웨 달러는 무려 2억5천만 퍼센트라는 역사적으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인플레이션 상황에 처해 있었는데요. 이로 인해 짐바브웨 달러는 그 가치를 완전히 상실한 나머지 짐바브웨의 국민들은 짐바브웨 달러는 주택 내부의 단열재 또는 가구 받침대 정도로 사용하였고, 각종 거래에서는 타국의 화폐나 물물교환에 의존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당시 짐바브웨의 재무장관 권한대행은 미국 달러를 특정 상점과 소매점에서의 거래에서 사용이 가능하도록 허가하는 내용을 발표하였습니다. 이후 2009년, 짐바브웨의 재무장관은 마침내 달러를 모든 거래에서 사용이 가능한 법정통화로 인정한다는 것을 발표하였고, 2015년에는 급기야 짐바브웨 달러의 사용을 전면 폐지하는 정책을 발표하였습니다. 

짐바브웨의 달러통용화는 그간 만연했던 인플레이션을 하락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또한 경제 전반의 불안정성을 줄임으로써 소비자들의 구매력 상승과 안정적인 경기 성장에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또 달러통용화를 통해 외국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수 있게 되면서, 짐바브웨 정부가 중장기적인 국가 경제발전 계획을 수립하는 것 또한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짐바브웨는 달러통용화로 인해 발생한 여러 단점 또한 감수해야 했습니다. 먼저 달러통용화 이후, 짐바브웨는 자체적인 통화정책을 수립하지 못하는 대신 미국의 통화정책만을 맹목적으로 따를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따라 짐바브웨 정부는 짐바브웨로부터 수천 마일 떨어진 미국의 연방준비제도가 짐바브웨의 경제 상황에 어느 정도 걸맞는 통화정책을 수립하기만을 기대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또한, 짐바브웨는 통화량을 조절함으로써 자국의 통화가치를 임의로 평가절하할 수 없게 되어 자국상품에 대한 가격경쟁력을 일정 수준 상실하게 되면서, 잠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주변국과의 교역에서도 일정 부분 손해를 감수해야 했습니다. 

십여 년간 달러통용화로 자국경제를 일정 부분 안정시키는 데에 성공한 짐바브웨는, 통화정책의 자주성을 회복하고자 2019년 2월 새로운 짐바브웨 달러인 RTGS (Real Time Gross Settlement) 짐바브웨 달러를 발행하기 시작하였고, 그 해 6월에는 미국 달러를 비롯한 기타 외환의 통용을 금지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인플레이션은 또 다시 급격하게 상승하였고, 암시장에서의 달러 거래량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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