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절하 (Devaluation)

평가절하란, 한 국가의 정부가 자국의 통화가치를 타국 또는 여러 국가의 통화가치 대비 하향 조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주로 한 국가의 통화가치를 타국 통화가치와 연동하는 고정환율제도, 또는 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환율시장에 개입하여 적정환율을 유지하는 관리변동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에서 시행됩니다. 정부의 정책이 아닌 외부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통화가치의 하락(Depreciation)과 혼동되어 사용되기도 하며, 통화가치를 상향 조정하는 평가절상(revaluation)과 반대되는 개념입니다.

핵심요약
  • 평가절하는 한 국가의 통화가치를 임의적으로 하향 조정하는 것임
  • 평가절하는 해당 국가의 화폐를 발행하는 정부의 통화 정책의 일환임
  • 평가절하는 해당 국가의 수출비용과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음
출처: Financial Times

평가절하는 왜 시행하는 것인가요?

한 국가의 정부가 평가절하를 시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입니다. 평가절하를 시행하면 자국의 통화가치가 하락하게 되어 자국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상승하게 되고, 이는 수출비용을 줄이고 수입비용은 늘리는 효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이를 통해 수출은 증가하게 되고 수입은 감소해 자국산업의 이윤이 증가하게 되고, 나아가 무역적자 또한 감소하게 됩니다.

평가절하의 부작용에는 무엇이 있나요?

평가절하는 경상수지의 적자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정책일 수 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 또한 초래할 수 있습니다. 가령 수입물가의 상승은 자국산업을 보호할 수 있지만, 이는 시장경쟁을 저해해 잠재적으로 소비자들의 효용과 혁신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평가절하를 시행하는 국가의 경제가 수입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수록, 수입품 가격 상승에 의한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또한 수출의 증가와 수입의 감소는 총수요를 증가시키고, 이는 수요견인에 의한 인플레이션을 초래하게 됩니다. 나아가 수출품의 가격경쟁력 증가로 인해 채산성 증가의 혜택을 본 수출품 제조기업은 효율적인 비용지출을 집행할 인센티브를 잃게 되고, 이로 인한 생산비용의 증가는 점진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평가절하와 환율전쟁, 그리고 그 여파

2010년 브라질의 재무장관 귀도 만테가는 위안화 가치의 적정성을 두고 중국과 미국이 갈등을 벌이는 상황을 환율전쟁(Currency War) 이라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이후에도 위안화 가치에 관한 갈등은 계속되었고, 미국 정부는 중국 정부가 국제사회의 시선을 피해 위안화의 임의적인 평가절하를 수 차례 단행하였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던 중 2019년, 미국의 트럼프 정부는 갑작스레 중국이 미국의 농산품을 사전에 합의된 만큼 구입하지 않았음을 비판하며 2019년 9월 1일부로 3천억 달러에 육박하는 중국발 수입품에 대해 10%에 추가 관세를 적용할 것을 발표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2019년 8월 5일, 중국의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은 지난 십여 년간 처음으로 위안화의 일별 기준활율을 달러당 7위안 위로 평가절하하여 책정한 것을 고시하였고, 이는 작위적인 환율전쟁의 일환이 아닌 시장의 수급에 따른 평가절하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다우존스 지수는 당일에만 2.9% 폭락하였고, 트럼프 정부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며 맞대응하였습니다. 이후에도 양국의 정부는 보복성 통화 및 무역 정책을 연쇄적으로 발표하였고, 이는 전 세계 산업의 공급사슬과 금융시장에 길고 거대한 충격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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